언론보도
<예진수기자의 현장속으로>안동-문경의 匠人들
기사입력 2005-03-18 13:11
전통한지 맥잇는 김삼식씨
문경 새재 밑동네 전통문경한지를 만드는 김삼식(63)씨도 외곬인
생이다. 한평생 우리 한지 문화를 지켜온 김씨는 자신이 만든 한
지 한쪽을 내밀며 당겨보라고 했다. 아무리 잡아당겨도 찢어지지
않는다. 손만 대면 찢어지던 한지를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이해
가 되지 않았다. 찬찬히 살펴보니 미려한 한지밑에 살아있는 숨
결과 견실한 섬유결이 느껴진다.
그는 50년 이상 한지의 전통을 이어왔다. 대전에서 직장을 다니
다 귀향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5대째 닥장이가 되기로 결심한 막
내아들 김춘호(30)씨와 함께 진짜 전통한지를 만들고 있다. 어김
없이 아침 7시부터 닥나무를 삶고 벗긴다. 전통한지는 반드시 우
리땅에서 나온 1년생 어린 닥나무를 쓴다. 닥나무 껍질의 외피를
벗길 때 사용하는 가성소다를 거의 쓰지 않고 직접 칼날로 벗겨
낸다.
“하루 15~16시간을 닥나무를 긁어내고 삶기위해 7~8시간씩 불
앞에 다리를 쭈그리고 앉아있는 일은 쉬운 게 아닙니다. 전통의
맥을 잇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지요. 전통 한지 방식으
로는 산업화에 성공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, ‘지천년 견오백(紙
千年 絹五百)’이라는 말이 있지요. 비단은 오백년을 가지만 전
통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말이죠.”
아버지로부터 전통한지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춘호씨도 도자기
장인들의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한 것처럼 앞으로는 닥장이의 진
짜 전통한지도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.
한국 전통한지의 최대 위협은 닥나무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이
다. 춘호씨는 150년된 문경전통한지의 맥을 잇기 위해 오늘도 한
그루의 닥나무를 심는다. 1000평의 작은 닥나무밭 땅뙈기지만
이것이 씨앗이 돼 앞으로 전통문화의 재료가 될 닥나무가 무성하
게 자라나길 희망하면서….〈끝〉
전국부차장 jinye@munhwa.com
http://news.naver.com/main/read.nhn?mode=LSD&mid=sec&sid1=102&oid=021&aid=000010066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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